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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랑은 젖어 있다” |
2012-10-14 12:33:01, 조회 : 588, 추천 : 46 |
“하나님의 사랑은 젖어 있다”
사랑이 깊어지면 사랑하는 상대방과 연관을 맺을 때 물기가 묻어나게 마련이다. 감정이 메마르고 건조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생각하면 감정이 가라앉고 사랑의 물기에 촉촉히 젖게 되는 것이다. 사랑의 물기가 배어나고 또 이 물기가 서로를 더 깊이 사랑하도록 도와준다. 물기를 머금은 꽃만이 살아 있는 꽃으로 아름다운 것처럼 사랑도 물기가 있을 때 아름답다. (중략)
하나님은 우리에게 물기가 배어나는 사랑으로 오신다. 메마른 도덕적 명령이나 무미건조한 삶의 철학으로 오시는 것이 아니다. 그 분은 살아 있는 인격으로 인간의 아픔에 눈물을 흘리시는 하나님이시다.
사막에 있던 사람들은 이 하나님의 젖은 사랑을 알고 있었다. 이 젖은 사랑에 접촉이 되면 누구나 물기에 젖게 된다. 사막 수도사들은 인간의 피상적인 감정을 마르게 하려고 노력하였지만 그렇게 노력하면 할수록 더 깊은 내면에서는 하나님의 생수가 넘쳐나고 있었다. 조금씩 젖는 내면이 어느덧 생수의 샘이 되었다. 이 곳이 눈물의 샘이다. 삶의 허튼 몸짓이 느껴질 때마다 이 샘이 문을 열었다. 사막에서 하는 훈련의 목표가 감정을 무감각으로 만들고 모든 인간 관계를 마치 죽은 것처럼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을 메마르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메마름에도 죽지 않는 것은 바로 외면적인 메마름이 있을수록 내면에 이런 생수의 샘이 더욱 넘치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이 내면의 샘에서 나오는 눈물이 있으면 있을수록, 많으면 많을 수록 외면의 삶은 더욱 마른 것으로 보였다. 물기 젖은 하나님의 사랑만이 만들어 내는 역설이었다.
방성규, 『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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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jung21
님의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