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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님께서 올려주셨습니다.

(2004-07-12 17:29:08, Hit : 1633, Vote : 131)

청포도

청포도

이육사(1904-1944)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 * * * * *

지난 날 일제가 모질게 이 강산을 강탈했던 아픔은 점차 과거에 묻혀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신세대야 쓰라린 과거를 기억하지도 못할뿐더러 그것을 기억해 무엇하겠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역사적인 과거를 망각하는 세대는 또다시 아픔을 겪을 수 있다는 노파심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고향을 잃은 사람이 풍요롭고 평화로운 삶을 갈망하는 노래라는 것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장>,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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