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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님께서 올려주셨습니다.

(2004-11-23 00:25:59, Hit : 1774, Vote : 160)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1902-1951)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 * * * * * *

자연에 따르는 삶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라는 선언부터 자연 현상과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시적 묘사가 아주 간결하며 더 없이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시적 감동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한 절 한 절에 자연 모든 것을 담아둔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삶의 의미에 대해 이보다 더 짧은 질의 응답은 없을 겁니다. 음성 언어가 심중 언어로 선문답 같은 느낌을 주는데, 자연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이보다 멋진 대답은 없을 겁니다. “왜 사냐건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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