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쌓여가는 모스크바가 하나 둘씩 불빛에 묻혀갈때쯤, 10시간이 넘는 긴 비행을 마칠 수 있었다.
이국의 정취를 느끼기엔 너무나 피곤한 육신이, 광활한 한 도시의 밤 터널을 지난후에
거대하게 버티고 서 있는 우울한 회색빛과 마주 대면할 수 있었다.
가끔 접해보던 러시아 영화속 풍경들이 그대로 슬픔을 베어 물고, 아련한 음악과 함께
우두커니 황량하게 서 있었다.
쭉쭉 뻗은 획일적인 회색의 새장같은 고층 아파트들이 100% 아파트 생활임을 말해주고 있는 모스크바.
10월부터 내린 눈들의 흔적속에, 추적주적 내리는 비 사이로 멀리 공장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들.
모든게 정지한 화면처럼 단조로움마저 느끼게 해 준 모스크바의 첫 아침이었다.
오랜 기독교 문화의 전통을 화려한 성화 벽화로, 웅장한 의식으로만 역사속에
묻어 둔 생명력 없는 경이로움이다.
러시아 정교회의 작지만 아름답고 정교한 건물들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클레뮬린 궁안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역사의 흔적들은 화려한 보물 그자체로 성스럽기까지 했다.
평생을 바쳐 온 벽에, 천정 꼭대기에 메달려서까지 누군가가 그려냈을 성화들.
중심은 없이, 겉치레만이 존재하는 회칠한 무덤같은 느낌.
러시아 전체 70%의 돈이 몰려 있다는 모스크바는 번화한 유럽의 한 조각이다.
복잡한 그 곳에서 3시간 가량 비행기로 이동하니,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카프카즈'가 있었다.
러시아에서도 소외된 지역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인도의 '나가랜드'를 기억케하는...
10년째 '카프카즈'를 가슴에 안고 선교하고 계신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하여
그 척박하고 완악한 땅이 회복 되어져 가고 있는 현장이었다.
여러 민족들이 공존하고 있는 혼잡한 한쪽 구석에선 무장한 군인들의 모습이
여전히 체첸과의 전쟁중임을 알려 주고 있었다.
한 발자욱 한 발자욱 내디디는것 자체가 영적 전쟁터임을 실감케하는 긴장감은
그리스도의 보혈만이 능력이 됨을 체험케 하는 산지였다.
체첸 땅에서 피난 오는 난민들을 위한 무료 급식은 꾸준히 이어져 가고 있었고,
그들의 입 소문을 통하여 '모즈독 임마누엘 교회'는 여전히 바빴다.
모즈독을 중심으로 지난 세월동안, 110개라는 지교회를 세우며 지경을 넓혀 가고 있는 영적 싸움터.
구역 예배 형식으로 드리다가 그 가정이 교회가 되고, 후원자를 만나면 건축을 할 수 있게 되고...
가도 가도 끝없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광활한 골짜기 구석진 비옥한 땅에는 어김없이
고려인들이 터잡고 있었다.
이젠 고국에 대한 기억 마저 가물 가물한 연로하신 어르신들을 빼고는 한글은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나라 말일 수 밖에 없는 그들의 현실이 있었다.
그런 그들을 중심으로 무슬렘 땅에, 우상 숭배의 땅에 그리스도의 보혈이 덮이고 있었다.
발빠르게 여호와의 증인들이 터잡고 있는 많은 지역에서도, 승리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예배가 마치자 황급히 교회 마당에 한 줄로 줄지어 서는 풍경이 하 신기하여 따라가 보았더니 빵 한덩이씩...
어쩌면, 다수의 무리들은 저 빵 한덩이가 더 커다란 의미로 피부에 와 닿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 숨기운 보화들이 자라고 있고, 그들을 통하여 열방이 주께로 돌아와 예배하게 됨이 감사한 일이다.
비 도덕적이고, 비 위생적인 험한 그 곳.
그래도 가슴 따스하게 보듬어 안을 수 있음은 예수라는 이름 아래 한 형제되고 한 자매 됨이 아닐런지...
이후에 천국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잔치 할 수 있는...
지경을 넓혀가며 10년 세월 순종해 온 '모즈독 교회'가 모함속에 현재 박해를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와 몇차례 재판중에 있고, 앞으로도 계속 되어질 싸움이라고 합니다. 기도 부탁 드립니다.
미국에서 선교 지원팀이 끊이지 않고 방문하며, 많은 후원을 하는것을 보고 미국의 스파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으며,
손님들이 오면 바로 그 시에 등록을 하는 절차가 있는데 간혹 누락되거나 시간을 못맞출때가 있어서
그 법을 어겼다고 과다히 벌금을 징수하거나,
전기 아끼느라 예배 마치자마자 소등을 하는데, 그것을 보고 불끄고 이상한 짓을 하는 교회라고 신문에 내고
누군가 '이삭' 설교를 듣고는 저 교회는 아이를 제물로 바치라고 하는 교회라고 기사를 내는등,
이제 이 교회는 문을 닫았다라는 등의 기사로 연약한 지체들을 현혹하고 있는터입니다.
가난하게 사는것이 기적인 이 나라.
지금도 지경을 넓혀 가고 있는 이 곳을 위한 당신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