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43) 오늘() , 페이지(1/3)

박 두 진님께서 올려주셨습니다.

(2004-07-12 17:38:14, Hit : 1707, Vote : 170)

해

해

박두진(1916-1998)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에 앉아,
위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애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 * * * * * *

저 멀리서 아름다운 나라가 눈에 선하게 들어오며 귀에 생생하게 들려옵니다. 위어이 워어이. 누구나 눈물 골짜기에 달밤이 아니라, 애띠고 고운 날을 누려보고 싶은 정취가 그윽할 것입니다. (상아탑, 1946년 5월)


추천하기 고치기 삭제하기	돌아가기 글목록

no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3	TEST(전교인수련회)[32]	오세민	2003/08/02	2470	292
42	참회의 기도	참회	2003/08/03	1770	182
41	강준민목사의 "사람들의 행복"중에서	허브사랑	2003/08/04	1725	166
40	친구에게	songjung21	2003/08/06	1847	169
39	하늘꽃 보고	오동춘	2003/09/12	1743	180
38	기 도	기독교문학	2003/09/12	1804	176
37	유안진님의 "그리운 말 한마디"[1]	songjung21	2003/11/12	1980	167
36	홀로새우는 이밤에	김정순	2003/11/13	1791	153
35	그리움 셋	장미리	2004/01/12	1761	140
34	오늘도 살아 있으매 나는 감사합니다.	김은임	2004/02/05	1782	153
33	무상	김원찬	2004/02/09	1725	127
32	사랑이란	김원찬	2004/02/13	1719	172
31	봄맞이	김원찬	2004/02/24	1677	128
30	청포도	이육사	2004/07/12	1633	131
	해	박 두 진	2004/07/12	1707	170
28	그림자 (시)[2]	오준석	2004/07/15	1843	168
27	별헤는 밤	윤동주	2004/07/29	1698	138
26	귀촉도 - 서정주[1]	songjung21	2004/08/17	2104	138
25	오준석읽어방	???	2004/08/19	1794	162
24	산넘어 남촌에는 - 김동환	songjung21	2004/09/13	2323	171

목록 다음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