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행운이었습니다
눈에 덮힌 북경의 새벽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먼거리에도 불구하고 도보로
출근하고 있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화원으로 이동중에 우리나라의 기업로고가 반갑게 눈에 들어옵니다
이화원은 북경에서 약 15킬로쯤 떨어진곳에 위치한 중국최대규모의 황실 별장입니다.
청나라 말 서태후의 여름 별장으로 알려진 이화원은 전신이 북경 청의원으로, 후에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이
원명원을 불태웠을 떄 함께 파괴되었었고, 광서 14년(1888)그녀가 자신의 은거장소를 마련하기위해
계속되는 열강의 침입속에 해군의 증강비로 비축한 3천만냥을 유용해 대대적인 재건축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인수전 뜰에 자리한 오래된 화석,호사취미에 관심이 많았던 서태후가 많은 인원을 동원해
옮겨 놓은 바위입니다.
서태후가 정무를 보면서 낮잠도 즐겼던 곳입니다.
이곳의 특징 중하나는 모든 건물들이 장랑으로 연결되어 있어 눈이나 비가 와도
옷이 젖지 않는다는군요
끝이 보이지 않는 장랑의 안쪽으로는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홍루몽등의 중국 4대고전의
그림들이 재미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화원은 곤명호라는 인공호수와 그 호수를 판 흙으로 쌓은 만수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말이 호수이지 그 규모가 실로 바다와 같았습니다..이 공사를 위해 연인원 850만명이
동원되었다고 하니 서태후의 위세가 얼마나 등등했었는지를 짐작케합니다
미관말직의 아버지의 딸로 태어나 1851년 함풍제의 후궁이 되었고 아들을 낳으면서
권력의 기반을 잡기 시작한 서태후..
그처럼 당당했던 권세와 영광이 하얀 눈을 뒤덮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세월의 무상함에
묻혀져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거울 같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경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화려했던 청대의 마지막 영화가 깃들여 있어서인지 그 풍광도 시리도록 아름답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보이는 4층 누각이 이곳의 대표적인 건물인 불향각입니다.
곤명호를 파서 쌓은 만수산위에 세워진 불향각이 도도하게 세상을 내려다 보고있습니다
머리에 한광주리씩 눈을 이고 이화원의 호위병정처럼 서있는 큰 키의 나무들이
그 위용을 자랑합니다
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그 호화롭고 기세등등한 권력과 영화도
이제는 세월과 역사의 무상함속에 세상사람들의 쉼터가 될 뿐입니다..
이화원은 역사앞에 질그릇같은 우리의 육신을 더욱 확연히 알게하고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수련장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