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0.98㎢의 작은섬 제부도..
바닷길이 열리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 중의 한곳으로도 잘알려진 섬이었기에
큰 기대와 설레임으로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1960년대에 주민들이 돌을 놓아 건너기 시작했다는 이길은 1988년에 시멘트포장 길이 되었다고 합니다.
길이 협소해 매년 추락사고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운행해야 된다고...
매일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이 틀리기 때문에 물때를 잘 맞추어 가야합니다.
물이 빠지기 시작한 길은 한쪽으로는 갯펄이 또한쪽으로는 자갈밭이 펼쳐져 있는 것이 특이 하였습니다.
사실 밤잠 못자며 달려온 그 부푼 기대와 설레임이 좀 상실되었습니다.
시멘트 포장된 바닷길과 그리고 여느 어촌과 다름없는 평범한 제부도의 모습에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이곳에서 만난 매바위가 그나마 위안을 주었습니다.
20년 전만해도 새가 살았다는 매바위의 모습입니다.
새벽녁이라 펼쳐진 모든 것이 태고적 처럼 깨끗하고 신비로왔습니다..
새벽햇살을 받은 돌맹이들의 빛감이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채 1시간도 못되어서 다시 바닷길을 건너 나왔습니다.물이 빠진 갯펄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멀리 물이 완전히 빠진 바닷길을 따라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별미는 펄에서 잡히는 각종 조개류 등의 해산물과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입니다..
따끈한 국물이 아침의 시린 속을 데워줍니다.
제부도를 쉼의 공간이 아닌 볼거리만으로 잘못 이해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른 귀가를 시도하다가
공룡알 화석 산출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제대로된 안내판 하나없이 공사판길과 황량한 길을 따라 묻고 물어 찾아 오다보니
시화호 매립지역의 사막같은 곳에 이런 안내판 하나 휑하니 서있었습니다..
그안쪽에 자그마한 조립식 컨테이너 박스안에서 공무원 한분이 나오시더니 여길 어떻게 찾아왔느냐고
오히려 의아해 하십니다.
아직 개발지역이라 일반인에게 제한적으로 개방하고 있고 특별히 관람을 원할때만 안내를 하고 있다고..
이곳의 공룡알 화석은 시화호 물이 빠져나가면서 바닥을 드러낸 표면에서 출토되었는데
국내에선 유일하게 중생대 백악기(1억~1억 5천만년전)퇴적층을 이루는곳입니다.
주로 화석이 발견된 곳은 시화호가 조성되기 이전의 섬이었던 6~7개의 적색 사암층입니다.
사진 중앙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검은 색의 둥근 알 단면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공룡알이라고 해서 엄청나게 큰 줄 알았는데 지름이 약 12~15센티미터 정도였습니다.
이 검은 부분은 공룡알의 껍질 부분이 화석이 된것입니다.
이 넓은 지역이 모두 바다속이었답니다. 매립한지 몇년동안은 아무것도 자라지않는
죽은 땅이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어민들이 펄에서 일하다가 화석이 출토된 이런 바위에 걸터앉아 쉬기도 했었다고 하네요.
이 분이 시에서 나오신 공무원이신데 정말 친절하고 박식하신 공룡박사님 같으신 분이었습니다..
강원도에서 오신 손님들이라고 특별 대우 받았습니다.
아무튼 제부도에서 머쓱해진 기분이 이 곳에서의 특별한 경험과 학습으로
충분히 만회되었습니다. 편견을 버리는 것이 여행의 기본이며 또 우리들의 마음가짐이
여행을 더 즐겁게도 삶을 더 알차게도 할 수 있다는 것에 느낌표를 찍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